영화 <인터스텔라>, 과학이란 포장지 속 진실 이야기 문화


<인터스텔라>를 봤다. 거리로 나와 영화를 곱씹자 한편의 소설이 머릿속을 맴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 이 영화는 하루키의 장편 소설과 유사점을 가진다. 후자의 경우 과거의 사건, 개인의 역사, 어떻게 보자면 신화라고도 할 수 있는 걸 포장지로 삼았다면, 전자의 포장지는 과학이다.

<인터스텔라>에서 과학이란 하나의 포장지에 불과하다. 문학과 영화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묘사와 서사라는 박스 안에 만든 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넣어둔다. 이 영화는 박스 위에 과학이라는 질 좋은 포장지를 덮어 씌웠다. 물론 포장지가 아무리 발광 다이오드 뺨 후려갈기도록 빛나더라도, 중요한 건 내용물이다.

영화를 보기 전까지 <인터스텔라>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과학이었다. 처음 영화를 볼 때도 그랬다. 그래서 ‘과학’이란 포장지에만 집중했다. 엄청 지루했다. 


그냥 과학을 멀리 던져버리고, 이야기에 집중을 해봤다. 훨씬 더 재밌었다. 내게 영화 <인터스텔라>의 시작은 과학을 머릿속에서 제거했을 때부터였다. 내가 과학을 잘 모르는, 문과 출신이라 이런 결론을 도출해낸 것일 수도 있다. 

과학을 던져버리고 본 <인터스텔라>는 ‘진실’에 대한 이야기였다. 영화 속에서 ‘진실’이란 단어는 끊임없이 회자된다. 그것은 긍정적인 의미이기도, 때론 부정적인 의미이기도 하다. 진실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붕괴되기도 한다. 최근 자주 회자되는 ‘팩트’와 이 영화 속 ‘진실’은 꽤나 비슷하다. 과연 우리들의 진실이란 절대적인 걸까? 항상 옳은 것일까?  

진실의 농도는 몇 퍼센트일 때 가장 좋을까? 95퍼센트? 90퍼센트? 확실한 건, 유머는 60퍼센트 정도가 적당하다. 

글 = 정재영(spego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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