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서울 여행기 [14. 11. 24 - 14. 11. 25] 잉여잉여


아침에 일어나 창 밖을 보니 비가 왔다. 엄청 많이 왔다. 그래서 우산을 챙겼다. 
서울역에 내리니까 하늘은 깨끗했다.


이번 여행의 교훈 : 즉흥적으로 여행을 가지 말자.
(물론 다음 여행도 즉흥적으로 갈테지만)


여행의 목적 = '좋아요' 많이 받으려고


4시간 동안 무궁화호를 탔다. 
오랜만의 여행이란 흥분감에 쉽사리 잠이 오질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흥분감 때문에 4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라고, 포장하고 싶지만

사실 영화보고, 음악 듣고, 책 본다고 빨리 지나감 ㅋ 
21세기 짱짱맨!


내 친구는 버스가 움직이는 거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흔한 촌놈들)


서울역에서 내려 밥을 먹었다. 
장그래가 일하는 서울 스퀘어 지하 음식점에서 밥을 먹었다. 
일본 음식점이었는데, 공기밥 무료 리필해줬다.
후한 서울 인심에 감격하며 엄청 먹어댔다.

숭례문으로 걷기 시작했다. 
한 십여 분 정도 지났을까? 숭례문이 보였고, 휴관이라는 표지판 또한 보였다.
우리는 입구에서 숭례문을 지켜보기만 했다. 

참 좋더라... 가까이서 봤으면 더 좋았을 텐데...


휴관의 충격에서 미처 헤어나지 못했을 때, 우리는 새로운 충격에 빠졌다.
남산 공원으로 올라가는 길목의 풍경은 우리 머릿 속의 '서울'과 많이 달랐다.
서울은 항상 세련됨으로 가득할 줄 알았는데... 

건물 외벽엔 말라버린 땟국물 자국이 선명했다.
칠이 벗겨진 건물들도 대다수였다.
그리고 곳곳엔 생경한 문자의 그래피티가 있었다.

겨울 특유의 우울한 색감과 어울린 그 곳의 풍경은 우리들에게 꽤나 기괴하게 다가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동네에 커피 값은 싸서 좋았다.(급 빵긋)

4천원 냈는데 진짜 어마어마하게 큰 용기에 커피를 담아줬다.
가게 인테리어도 좋았다. 

'Hello Loser'라고 해서 우리가 오는 줄 미리 알고 있었는지 뜨끔했다.
커피를 받고 밖으로 나왔다.
우중충하던 풍경이 왠지 모르게 느낌 있어보였다.

역시 사람의 마음이란 바보같다
나만 그런 건가? 아님 말고...


남산 공원에 도착했다.
우리는 남산까지 등산하려고 했다.

서울에서 자취하는 친구는 전화로 미친 짓이라고 말렸다.
우리는 외쳤다.

"산은 등산해야 제 맛이지!"


한양 산성을 까지는 참 좋았다. 
성곽을 끼고 올라오는 길이 참 좋았다.

그런데 남산까지는 참 힘들더라...
결국 중도 하산했다.

친구가 전화로 버스타고 올라가라고 했는데, 그 말을 들을 걸 그랬다.
다음부턴 남의 말을 잘 듣자
(물론 다음에도 남의 말 안듣고, 내 마음대로 할 거다)


남산에서 힘겨운 등산을 마치고 서울에 사는 친구를 만났다.
사실 안양에 사는 친군데 촌놈한텐 안양이나 서울이나 다 똑같은 서울이다.

그 다음 목적지는 생명의 다리 글귀로 유명한 마표대교였다.

여의도 공원을 한 바퀴 돌고 나서 마표대교를 향했다. 
글귀를 찍어 자랑할 생각에 잔뜩 흥분했지만

글귀가 뿜어내는 불빛에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가 없었다.
망할 놈의 베가...

이거 사진 찍어서 카톡 프사로 올리는 사람들은
사진 찍는 기술이 좋다는 걸 새삼 느꼈다.


마포 대교에서 내려와 친구 집으로 향했다.

서울에서 안양까지 지하철이 연결돼 있어서 완전 신기했다.
지상으로 지하철, 아니 전철이 움직여서 완전 신기했다.


그리고 다음 날 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잔뜩 얼굴을 찌푸린 채 일어났다.

결국은, 꽁치 찌개 통조림 짱짱맨!



덧글

  • 우물쭈물하지않으리 2014/11/27 01:56 # 답글

    ㅋㅋㅋㅋ 여행기 멘트와 사진의 적절한 꼴라보가 너무 재밌어요 ㅋㅋ 저도 서울가면 서울 구경은 잘 안하고 맨날 친구집서 날밤까다 그담날 허겁지겁 케텍스 타고 와요 ㅋㅋㅋ
  • 고기괴기 2014/11/27 19:28 #

    추레한 글을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 저 말고도 대부분이 서울구경이라 쓰고 친구네 구경이라고 읽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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